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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많은 추억들
받는이 : 승훈씨
작성자 : 자기아내 2009-09-03
여보

요새 일이 많아, 회사에.
어쩜 잘된 일 같기도 하고
만일 그런 일도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 또 미친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도 싶고 그래.

어제 잠자기 전에 갑자기 자기 얼굴이 보고싶어서
자기얼굴이 나온 사진 다 넣어둔 앨범을 꺼내었어.
사실 울기 싫어서 요새 잘 안 꺼내봤거든.....
하나하나 보면서 그 시절 생각하면서
자기눈도 빤히 쳐다도 보면서.....

자기가 좋아했던 옷.. 하얀색티
늘 즐겨입던 그 옷말이야
마지막으로 골프가서 입었던 ......

자기 초상을 다 치르고 돌아와 보니
옷장안에 아직 빨지 않은채 옷걸이에 걸려 있었어.
자기냄새가 낫지.
너무 좋았어....너무 맘이 아팠어....
아무도 모를거야...그 당시 내 맘은...
겪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몰라.....

다른 옷들은 식구들 때문에 다 처리했지만
그 옷은 남겨두었어 ...... 몰래......

그 옷에 얼굴을 파묻고 많이도 울었어
퇴근후 집에 오자마자
동현이 모르게 그걸 안고 냄새를 맡고..
힘들면 안고 울고..
자면서도 안고 자고..
한 3년을 그랬는데.....
일하러 온 사람이 더럽다면서 빨아버린 그날후론
...............................................
자기 냄새를 더 이상 맡을수가 없네..

자기 오늘 9월 3일이다.
4년전 삼성에 presentation 한다고 산더미같은 서류 안고
기분 좋게 대문을 나가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추억은 추억이고
안 좋은 추억은 기억안해도 되는데 그지?

안그럴게요.
생각 안하려고 애 써볼게...... 해볼게.....

오늘도 해가 좋네요.
편안하고 밝은 곳에서 날 봐.... ^^

안녕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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