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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어머님 나의 어머님
받는이 : 고 김순덕
작성자 : 둘째아들 승구 2003-01-26
보고싶은 어머님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서러움의 嗚咽은 어머님의 三虞祭ㅅ날 어머님 깃 드신 그곳에 함께 두고 오자고 하였던 가족 간의 약속은 지켜낼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님의 임종을 지켰던 아버님과 형수는 당신께서 그들만 두고 서둘러 가셨던 서러움에 복받쳐서, 임종의 징후를 제게도 전화로 알리려 당신 머리맡을 잠깐 떠났던 형은 그 사이 황망하게 떠나셨던 어머님의 성급함에 서운하여, 19일 일요일의 늦은 밤에 생업이 무엇인지 월요일 퇴근 후에 다시 찾아뵙겠다 드린 인사가 어머님과의 마지막 대면이 되었던 누님 내외와 죄 많은 저 둘째 아들 내외와, 마지막까지 어머님께서 가장 안타까워 하셨던 막내딸 내외는 天崩의 회한에 사무쳐서 三虞祭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당신 보내신지 엿새가 되어 가는 오늘도 그 嗚咽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어머님께서 불로 화하여 육신까지도 하늘로 거두어 가시던 날 내내 조용히 뿌려주셨던 흰 눈은 남아있는 자들의 슬픔을 어루시려던 어머님의 사랑이셨습니까? 젊어서 그 당당하셨던 풍체가 어찌 그리 아담한 옥항아리 마저 다 채우지 못하시도록 빈약하시던지요. 瑞雪은 당신을 유택으로 뫼시던 날 내내 계속 되었던 것을 어머님께서도 아시죠?
그래 가신 그 곳에서 어머님 앞 서 가셨던 두 분 외삼촌과 이모님을 반갑게 상봉하셨습니까? 가시는 그 길은 임종 전 어머님께서 미리 보셨던 푹신한 초록의 풀밭이었고 어머님께서는 학인 듯이 그렇게 날아서 가셨나요.
오늘도 아침에 어머님의 사진을 보다가 도저히, 도저히 어머님께서 우리를 떠나셨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아서 당신 계신 유택을 당신의 둘째 며느리와 함께 다녀왔답니다. 오늘도 어머님 방에 동료분이 한 분 더 입주하시데요. 그 분도 어머님과 연배가 비슷하신 것 같던데요, 통성명하시고 잘 사귀세요.
어머님, 가슴에 가득 그리움과 회한이 엉키어 더는 글을 잇기가 어려워 오늘은 이만 드립니다.
사랑하고 보고싶고 만지고 싶은 어머님, 오늘 편히 쉬세요. 다시 글 올릴게요.
계미년 정월 스무닷샛날 당신의 아들 승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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