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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그 곳의 입춘은 어떠하시나요.
받는이 : 어머니
작성자 : 둘째아들 승구 2003-02-04
어머님 하늘로 가신지 보름째인 오늘 입춘에 큰 길함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봄을 설래고 있다고들 말하는데 막내녀석이 저의 올케에게 전화를 했나봅니다. 울지 말라는 에미의 달래는 소릴 들으니 아마도 가신 어머님의 정을 잊지 못하는 슬픔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말리시는 듯 곁에 있기를 바라셨던 어머님의 소원을 뒤로하고 녀석도 당신의 머리맡 떠난 것이 어머님과의 영원한 별리가 되었으니, 그 한을 짐작하고 남음이 있었지만 저는 '바보처럼 아직도 울고있냐'고 나무랬답니다. 저 역시 복 받치는 울음을 주체하지 못하면서요.
어머님! 그래 그 곳의 입춘은 어떠하신가요? 이모님과 두 분 외삼촌과 함께 그 곳 당신계신 하늘문에 '立春大吉'을 내 거셨나요. 어머님을 보내신 큰 슬픔으로 기력을 펴실 수 없는 아버님이 걱정되어 가급적 자주 전화를 드립니다만 아버님께서는 별 위로가 되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어머님께서 힘을 실어주세요.
이번 일요일 아버님의 생신을 하루 당겨 어머님 상에 도움 주셨던 아버님의 지인분들을 뫼시고 생신상을 차려드린답니다. 혹 그리움 아직 계시면 그 상에 학처럼 날아오시어 벽제에서 어머님 보내실때 서럽고 통탄하였던 저희들에게 현몽 한 번 해 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어머님, 사랑하고 보고 싶은 우리의 어머님!
이제 어머님 좋은 곳 계신다 우리들로 받아들이게 하시어 육신의 그 슬픈 회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어머님께서 도와 주시죠. 아침마다 거실에 나와 만나는 어머님은 어째 그리 그대로이신지요.
어머님 사랑하고 보고싶은 나의 어머님!
이 주 어머님을 찾아 뵐께요.
오늘은 편히 쉬세요.
계미년 입춘날 당신의 아들 승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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