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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밤에 들른 어머님댁은
받는이 : 어머님
작성자 : 둘째아들 승구 2003-02-09
참으로 밝고 아늑해 보였습니다. 2월 5일 에미와 저의 20주년 결혼기념일이었답니다. 퇴근 후에 어머님을 찾아 뵙자는 에미의 말에 흠씬 감격도 되거니와 어머니 뵙고 싶었던 마음 복받쳐 어머님댁을 찾았더랬습니다. 땅거미 이미 내려 어두운 길 어머님의 유택은 말 없는 산에 둘러싸여 고요로웠는데 불은 어둠을 물리치려는 듯 어머님께서 저희들 찾은 것 기뻐하시는 듯 찬연도 하였답니다. 오로지 저희 내외만이 덩그러니 어머님 방에 있었는데 마치 어머님께서 보듬어 주시는 것 처럼 그렇게도 포근하고 아늑하던지요.
사랑하고 보고싶은 어머님!
만지고 싶고 보듬고 싶은 어머님!
어째서 제게는 아직도 어머님은 생존해 계시는 그 분이신지요. 오늘 아버님의 생신을 하루 당겨 친구분들 뫼시어 간단한 상을 차려드린다 모였답니다. 오후에는 어머님께 잠깐 들려 뵈올텐데 당신의 손길로 저희들을 어루어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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