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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할머니.. 오늘 저 졸업해요.
받는이 : 소중한 할머니
작성자 : 손녀 미령이 2003-02-12
할머니.. 편히 잘 계시죠??
할머니 살아계실 때 편지 한통 못드린 이 불효자가 할머니를 가슴에 묻고서야 이렇게 편지를 올립니다...
할머니...
저 조금 있으면 고등학교 졸업을 해요..
그 작던 제가.. 어리광만 많던 제가 벌써 스무살이 되었네요... 기특하시죠??
3년전... 중학교 졸업식 때는 할머니께서 같이 계셔주셨었는데... 그 때 제 상장을 가슴에 꼭 묻으시고 사진을 찍으시던.. 손녀의 보잘 것 없던 그 작은 상장 하나가 뭐그리 자랑스러워셨는지.. 할머니 참 좋아하셨는데... 그 사진 한장만이 제가 가지고 있는게 다네요...
그땐.. 고등학교 졸업식엔 할머니께서 계시지 않을거란 생각 못했어요...꿈에도..
오늘 전 많이 외로울 것 같네요..
할머니도 안 계시고, 오빠도 군대에 있을 테니까..
조금만 조금만 아주 조금만 제 곁에 계셔주시지...
너무 보고싶습니다....
할머니께서 납골당으로 가시던 날... 새하얀 가루가되셨던 1월 30일... 전 그날 유난히도 춥던... 그날 하늘이 미워서 참 많이 울었어요... 착하게만 사시다 가신 할머니.. 고생만 하시다 가신 할머니.. 마지막까지도 그렇게 춥게 해준 하늘이 참.. 너무너무 미웠어요... 그곳은 따뜻한지... 이 손년 너무 걱정이랍니다...

오늘 텔레비젼에 동물의 왕국을 좋아하는 할머니가 나왔어요... 우리 할머니도 동물의 왕국 보시는거 참 좋아하셨는데...
그래서 전 또 할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답니다.

할머니...
저 대견하시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대학에도 들어 갔구요...
이쁜 모습으로 고등학교도 졸업합니다.
졸업식에도 할머니께서 그렇게 가보고 싶어하셨던 대학교 입학식에도...
할머니 제 곁에 계셔주실꺼지요??
할머니..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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