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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봄 바람이 부니
받는이 : 그리운 어머님
작성자 : 둘째아들 승구 2003-03-18
그립고 보고싶은 어머님! 어제가 이월 보름이더니 밤하늘이 그래 환했네요. 훈이녀석 데리러 자정이 넘어 학원엘 가는데 분당, 마천루 위에 명월이 걸렸데요. 환한 모습이 어머님 살아생전에 우리 찾아뵐때 맞으며 웃으셨던 그런 모습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였으나 괜시리 운전대에 붙여 놓은 어머님 아버님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현실이 아니기를 떼 썼답니다. 이 저녁 당신의 체취를 느낄까하여 이 곳에 들렸더니 형이 그리움의 애절함을 올렸네요. 그만 눈물이 왈칵이는 것이 형이 잊지 못하는 사모곡이 제게도 똑 같이 가득한 때문인가 봅니다.
요즈음 봄바람이 제법입니다. 아마 당신 계신 그 곳에도 진달래며 버들이 함초롬히 물을 머금고 있을터인데 그러면 어느틈의 손인듯 소쩍이의 애달픔도 때를 기둘리겠지요.
사랑하고 보고싶은 어머님! 형의 애절한 소원 속으로 한 번 방문하여 주시죠. 며칠 전이던가 당신의 작은 며느리의 꿈에 현몽하셨다던데 형에게도 찾아가 주세요. 어머님의 영면이 마치 자신의 잘못인양 하소하는 형을 어루어 주시고요.
모레면 어머님 하늘 가신지 벌써 두달이네요. 어머님 운명전 하신 말씀따라 예배당에도 열심히 나가고 그예 남은 가족들을 위하여도 많은 기도를 드린답니다. 어머님께 드린 아버님의 화분을 보셨는지요. 형제분들과 장모님과 담소하시다가 가끔은 그 곳에 강림하시어 소담한 꽃을 피워 어머님인양 발현되도록 관심 가져주세요.
보고싶은 어머님! 오늘은 아마 황사있던데 그 곳 참 다행이예요. 어머님은 숨쉬시기 힘 드셨잖아요. 편한 밤 되셔요.
승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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