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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님!
받는이 : 그리운 어머님
작성자 : 둘째아들 승구 2003-06-26
어머님!
참 무심한 아들입니다. 그럴만큼 바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건만 어머님께 오랫동안의 격조를 드리고, 선계의 혜안을 지니신 당신에게 또 한번의 노여운 격정을 드렸습니다. 이 못난 아들로하여 아파하는 에미를 어머님께서도 위무해 주시지 않으시려는지요.
오늘 지아비의 생일이라며 마음에 큰 화가 남아있을터인데도 에미는 제게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 주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돌이키건대도 애미는 저와 아이들에게 최상을 뛰어넘는 빛나고 아름다운 貴人임에 틀림이 없는데도 종종 저는 그를 잊고 아픔을 주어왔습니다. 그런 아픔을 읍소하려는지 어머님께 다녀오자고 하였었는데 하염없던 에미의 눈물은 죄지은 아들을 더욱 작게 하였습니다.
어머님!
당신 가신지 어느덧 반년에 접어드네요.
시네마스코프처럼 흐르는 어머님의 추상은 이사 전 채마밭이며 그리고 태우셨던 담배연기며 핏기없이 야위셨던 작은 가슴이며를 되살아나게 하여 서럽습니다.
어머님! 작은며느리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시고 하루빨리 아픔을 떨쳐 일어서게 도와주세요. 그리고 못난 이 놈에게는 약속한 어떤 것이라도 이루어내어 신뢰로운 남편과 애비가 되도록 채찍질해 주세요. 아버님과 형님 내외, 누님 내외, 막내 내외도 살펴주시고요.
오랫만의 글이 푸념이 되었습니다.
어머님, 깊은 그리움과 사랑을 보냅니다.
둘째 승구 올림.
*참! 어머님, 오늘 하나녀석이 유럽 견학길에 올랐습니다. 아마 비행기안에 있어서 어머님 나라와 가까와 있을텐데 그 놈 여행길도 어머님께서 살펴주세요. 한 열이틀 정도 다녀오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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