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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어머님 평안하시온지요.
받는이 : 사랑하는 어머님
작성자 : 둘째 승구 2004-05-01
여름같은 봄입니다. 바르지 못한 세상을 벼르려는지 날도 섭리를 거스르는 것 같습니다.
천상의 어머님 포스트에 저으기 오랫동안 고독이 자욱했겠습니다.
공사를 하였는데 사이목으로 심은 철쭉이며 철 게으른 매화며가 어우러진 것이 이백의 산중문답이 절로 읊어집니다.
挑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은 어머님의 나라를 묘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 참 무심히도 빠르고, 시간은 참 내닫듯 속절없습니다.
조석으로 석부작에 물을 주면서 뵙는 어머님은 사진 속에서도 참 큰 사랑과 그리움으로 계십니다. 두 해가 가고 있는데도 통석의 회한은 커져만 가니 이 아픔을 어찌할까요?
어머님, 요즈음엔 열여섯시간 정도나 책과 씨름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로 반년이 헐어졌으니, 제 머리와 가슴으로 오셔서 나태나 오만을 경계하게 하시고 자신을 키워주세요. 시험을 핑계로 편찮으시다는 아버님 뵈온지도 오래입니다. 불효로하면 참 크지요. 이런 무례와 불효를 올해로 끝내야 할터인데요. 어머님께서 격려해주세요.
날 참 좋네요. 이따 에미와 두어시간여 산행을 하렵니다. 솔내음도 맡으며 도화 묘연히 흘러가는 어머님의 나라를 그려보면서요.
평안히 계세요.
오월 초하룻날 당신의 둘째 승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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