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록의 어느 한 토요일입니다
- 받는이 : 그리운 어머님
- 작성자 : 둘째 승구올림 2004-05-29
어머님 그간 평안하시온지요.
요즈음 일교차가 심하여 추회하기를 어머님 병상에 계시던 생전에는 많은 고민이 되었었는데 이제 하늘나라에 계시니 그런 염려 던 것은 슬픔 이면의 아니러니이네요.
참! 제 가족은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에미는 힘든 일이지만 꾸준히 하고 있고
은혜는 예쁘게 올해로 성인이 되었으며, 학구열도 대단하고
훈이녀석은 오리무중입니다.
그러나 저는 어머니께서도 인정하신 바 있습니다만, 녀석의 착한 성정을 믿습니다. 다만, 저번에는 정체성을 찾겠다고 가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식탁에 편지 한장을 남기고 갔는데 그 내용때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만, 대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님께서 녀석을 도우셨기에 별 탈 없이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자아를 찾았다는 말은 아직 듣지를 못하였네요. 훈이를 도와주세요. 녀석이 전공 선택을 벌써 고민하고 있거든요.
녀석 집 나갔을 때 어디선가는 자신의 메일을 열어보리란 생각에 쓴 글인데 어머님께도 보내드립니다.
'훈아! 우선은 마음이 아프구나, 아니 그보다는 고통스러워.
네글 여러번 읽어보았다. 헷세의 데미안에서의 아프락사스의 독백을 네가 모델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날아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와야만하는 아픔을 네가 시도하고 있는거라는거지...
네가 찾고자 하는 그 무엇을 가족과 함께 찾아보려 했으면 더없이 좋았으련만, 가족들이 네게 도움이 되질 못하였던게구나.
얼마나 이런 결정을 내리려 고민하였겠니? 눈물이 자꾸 난다만 너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단다. 너는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성장하겠노란 자신도 있고 너는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거든...
금방 돌아오겠다는 네 말이 최소로 짧아 그야말로 네가 친구네 집에서 하루이틀이나를 유하다 오는 것이란 느낌이 들도록 해줬으면 좋겠구나.
네가 그런 결심을 했을 때 벌써 너는 네가 찾고자 하는 그 무엇의 큰 부분을 이미 찾았다는 생각을 해봐.
이 시각 엄마는 너의 그런 시도를 모르고 밖에 계시는데 엄마를 이해시키려면 어찌할까를 고민해보고 있다.
9시 반이네, 네말대로 밥은 챙겨 먹었니?
많이 컸구나, 너.
사랑한다. 훈아
너를 돕지 못한 아빠가 쓰다.'
어머님, 저도 책 열심히 보고있는데 기억력이 전과 같지않아 힘이 들기는 합니다. 열심히 해야죠.
어머님, 그리울 때마다 읍루는 항상이니 제가 아직도 여린 이유일까요?
어머님 참 뵙고 싶습니다.
또 안부 여쭙겠습니다.
오월 스무아흐렛날 통일 당신의 둘째 승구 올림
요즈음 일교차가 심하여 추회하기를 어머님 병상에 계시던 생전에는 많은 고민이 되었었는데 이제 하늘나라에 계시니 그런 염려 던 것은 슬픔 이면의 아니러니이네요.
참! 제 가족은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에미는 힘든 일이지만 꾸준히 하고 있고
은혜는 예쁘게 올해로 성인이 되었으며, 학구열도 대단하고
훈이녀석은 오리무중입니다.
그러나 저는 어머니께서도 인정하신 바 있습니다만, 녀석의 착한 성정을 믿습니다. 다만, 저번에는 정체성을 찾겠다고 가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식탁에 편지 한장을 남기고 갔는데 그 내용때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만, 대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님께서 녀석을 도우셨기에 별 탈 없이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자아를 찾았다는 말은 아직 듣지를 못하였네요. 훈이를 도와주세요. 녀석이 전공 선택을 벌써 고민하고 있거든요.
녀석 집 나갔을 때 어디선가는 자신의 메일을 열어보리란 생각에 쓴 글인데 어머님께도 보내드립니다.
'훈아! 우선은 마음이 아프구나, 아니 그보다는 고통스러워.
네글 여러번 읽어보았다. 헷세의 데미안에서의 아프락사스의 독백을 네가 모델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날아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와야만하는 아픔을 네가 시도하고 있는거라는거지...
네가 찾고자 하는 그 무엇을 가족과 함께 찾아보려 했으면 더없이 좋았으련만, 가족들이 네게 도움이 되질 못하였던게구나.
얼마나 이런 결정을 내리려 고민하였겠니? 눈물이 자꾸 난다만 너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단다. 너는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성장하겠노란 자신도 있고 너는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거든...
금방 돌아오겠다는 네 말이 최소로 짧아 그야말로 네가 친구네 집에서 하루이틀이나를 유하다 오는 것이란 느낌이 들도록 해줬으면 좋겠구나.
네가 그런 결심을 했을 때 벌써 너는 네가 찾고자 하는 그 무엇의 큰 부분을 이미 찾았다는 생각을 해봐.
이 시각 엄마는 너의 그런 시도를 모르고 밖에 계시는데 엄마를 이해시키려면 어찌할까를 고민해보고 있다.
9시 반이네, 네말대로 밥은 챙겨 먹었니?
많이 컸구나, 너.
사랑한다. 훈아
너를 돕지 못한 아빠가 쓰다.'
어머님, 저도 책 열심히 보고있는데 기억력이 전과 같지않아 힘이 들기는 합니다. 열심히 해야죠.
어머님, 그리울 때마다 읍루는 항상이니 제가 아직도 여린 이유일까요?
어머님 참 뵙고 싶습니다.
또 안부 여쭙겠습니다.
오월 스무아흐렛날 통일 당신의 둘째 승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