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로보내는편지
  • 하늘톡(모바일 SMS)
  • 유가족 블로그
  • 관리비
  • 게시판
  • 유가족준수사항

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바람이 많이 설렙니다
받는이 : 그리운 어머님
작성자 : 둘째 승구올림 2005-04-14
그립고 보고싶은 어머님!
직원을 데리고 점심을 하러가는 길, 봄이 설레여서인지 바람이 많이 보챕니다. 아직 터뜨리지 못한 벗꽃은 원망하는 듯 물오른 가지에 채근하고, 풍덕동사무소 입구를 물들인 꽃잔디는 낮은 키로 바람을 핑계대며 땅을 열열히도 사랑하네요.
이미 개나리와 목련은 영화를 시나브로 벗어내어 영역을 장식하고 있으니 연전 어머님께 드렸던 만춘지제의 문안을 지키게 되었단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참으로 복잡하고 다단하여서 근래 에미에게 일어났던 격정적인 변화를 혹 어머님께서는 미리 아시었던지요... 위로의 말이 부끄럽게시리 에미는 탄탄히 스스로를 무장하여 오히려 의연한 결의가 있음을 저와 애들에게 보여줬는데, 어머님! 저는 참 마음이 아프고 그 상처를 안긴 사람들이 밉답니다.
그러나 하늘은 이를 일곱번씩 일흔번이라도 용서하라셨나요? 에미는 자기가 받은 상처를 속 깊이 감추고 있는데 어머님께서 위로하시고 보듬으시어 계획한 그 때까지 결국 아픔을 준 사람들에게 의연함이 두려움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요즈음 자주 어머님께서 가꾸시던 채마밭이 수채화처럼 떠오르고 아직 그 곳을 지키시는 신씨 아주머니도 생각이 난답니다. 가지며 호박일랑을 종종도 챙겨주셨죠...

그리운 어머님! 제가 잊은 듯 소원한 아버님과 형님 내외, 누님 내외 그리고 언제나 예일것만 싶은 막내도 지켜주세요.

이렇게 바람 보채는 것 보니 어머님 계신 그 곳의 진달래면 진달래 벗꽃이면 또 벗꽃, 산당화면 산당화도 연신 도리개질 하며 어머님의 창밖을 지키겠네요.
어머님! 그립고 뵙고 싶습니다. 언제고 빨리 찾아뵈어야 할텐데요...
사월 열나흗날 둘째 승구올림
등록된 자료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