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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봄은 참 서두르네요
받는이 : 그리운 어머님
작성자 : 둘째 승구 2005-04-27
그리운 어머님! 절기론 이제 곡우 지난지 금방인데 봄은 벌써 만화를 시나브로 천지에 날리우며 서둘러 가시나 봅니다. 벌써 거리엔 아해들도 모두 반소매 차림으로 발랄히들도 다닙니다. 만화 천지되면 다시 안부 여쭙겠노란 저번의 약조가 무색해지는 듯 합니다만, 그립고 보고싶은 어머님! 그 간도 평안하셨는지요?
섬기는 생활이 무언지 어머님 계신 그 곳 창밖을 수 놓았을 꽃의 천지를 지금껏 보질 못하네요. 적적도 하시거니와 입대할 훈이녀석이며 궁금해하실 것도 많으실텐데요.
새로운 곳에 부임한지 벌써 한달이 지났습니다. 학교라는 곳이 거의가 그만그만하여서 낯 설지는 않는데 해내야 할 일이 보통이 아니네요. 어머님 찾지 못하고 있는 핑계로 받아주세요.
참! 오랫만에 막내에게 전화를 하였답니다. 꿈에 잠깐 보였었거든요. 다행히 별일 없이 건강히 생활한다니 다행이네요. 막내를 통해 아버님 근황은 들었어요. 마음 아픈일이지만 어머님께서 이해해 주시고 형님댁의 생활이 변화될 수 있도록 살펴 주세요.
출근 길엔 번개치더니 거짓인듯 맑고 바람부네요.
하늘길 산책하시다가 혹 저 근무하는 수지에 닿으시걸랑 창밖에서 제 모습도 한 번 어루어 주세요.
그립고 보고싶은 어머님! 훈이녀석 입대하기 전에 꼭 찾아뵙겠습니다.
평안히 계세요.
사월 스무이렛날
당신의 둘째아들 승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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