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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조락의 계절입니다.
받는이 : 그리운 어머님
작성자 : 둘째 승구드림 2005-10-19
그리운 어머님! 거의 매일을 어머님 계신 곳을 기술의 힘을 빌어 찾아뵙니다만 그림으로 보는 당신의 유택에 횡하니 바람만 일게하곤, 가슴에 절절한 그리움을 내려 놓지는 못하고는 하다가 오늘 제가 드린 안부가 첫장에서 볼 수 없기에 잦은 그리움 올렸음직한 글 하나를 보니 어리고 가난한 학생인 모양인데 하늘지기 아이 어머님께 올린 사연이 눈두덩을 뜨겁게 했답니다.
평안하셨지요? 그리고 서운도 하셨을테고요.
하늘 문패 다신지 이제 석삼년째이신데 그새 가슴의 앙금을 다 털어내었는지 어머님을 그리면 감정만 복받치고 글을 시작할 수가 없었네요.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답니다. 당신 손주녀석이 벌써 저번 달에 백일휴가도 다녀 갔고, 한 차례 면회도 했었고 유격훈련도 받았다는 등 많지요, 헌데 어머님께 일러드릴만큼 신명나는 일은 아니란게 마음을 옥죈답니다.
하늘은 쪽빛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곱고 산하는 타는데 결실로 즐겁기 보다는 자꾸 조락으로 수용되는 것은 왜일까요?
달라이 라마의 글을 읽고 그가 일러준 마음을 수양하는 법을 수용하려 해도 참 이루기 힘이 드네요. 마음을 비우는 수행이 그토록 힘든 고행인 것을 보면 제가 참 업이 많은 모양입니다.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심저에서 피어오르는 그런 그리운 환희를 일상의 삶에서도 향유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 때론 채찍질도 해주세요.
어머님! 그립습니다.
2005년 10월 열아흐레 당신의 둘째 승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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