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詩 29 ] 친정 어머니
- 받는이 : 이원점 엄마
-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6-02-02
친정 어머니
곽정숙
햇감자 나왔더라
옥수수가 나왔더라
누구네 집 제사 떡이 그리도 맛있더라
양손에 가득 들고서 오시는 어머니.
늙지도 않는다더니
어느새 몸은 작아지고
왜 그리 마르시는지 모르겠다
생활에 지쳐 산 세월
이 딸이 어느 사이에
중년의 세월을 넘기고 있던가.
-------
엄마,
오늘은 뭐하고 지내셨어요?
나는 오늘 또 눈이 아파요.
지난번 엄마 장례치르고 나서 안건염이 생겼다고 치료를 받았었는데,
오늘 다시 눈이 아프네요.
고개만 숙여도 눈이 쏠리는거 같이 아파요.
아무래도 내일은 병원에 가야겠어요.
날마다 엄마한테 편지를 쓰면서 찔찔 짜서 그런가봐....
엄마,
명절이라 그런지 유난히 커다란 사과나 배를 보면 엄마 생각이 나요.
엄마는 손이 커서 하나를 먹더라도 좋은 걸 먹어야 한다고,
엄마가 사온 과일과 내가 산 과일은 때깔부터 틀렸지요......
참, 오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나이드신 아주머니까 타셨는데,
양손에 보따리를 든거 보니까 어느집 친정엄마같았어요.
왠지 부럽고~~~
옛날에 엄마가 김치담갔다고, 북어 양념했다고,
대보름 나물하고 오곡밥했다고 잔뜩 싸들고 오셨었는데.......
그런데도 이 못된 딸년은 잘 먹지도 안는데,
뭐하러 싸오셨냐고 궁시렁거리기만 했지요..
엄마, 많이 서운하셨지요?
나같으면 더럽고 치사해서라도 다시는 안갖다 줄텐데, 엄마는 맛있는거 하시면 또 들고 오시곤 했지요.
오실 형편이 안되면, 와서 가져가라고 하시고...
한번은 택시기사한테 음식만 실려보내신 적도 있었잖아요...
지금으로 치자면, 원조 택배네......
엄마, 이제 엄마가 다시는 갖다 주실 수 없고서야 그런게 그리워지네...
애써 싸다주시는 엄마의 정성이 그립고,
엄마의 솜씨가 가득한 음식이 그립고,
아파트 현관 초인종을 누르면서, "나다~~"하시는 음성이 그립고.....
이제는 맨발로라도 뛰어나가 반길 거 같은데....
아무리 쉰 음식이라도 "맛있겠다!" 면서 좋아라~ 할텐데...
엄마,
이제는 기억으로만 남는 친.정.엄.마네......
왜 그런지 언니네고 오빠네고 친정이라는 느낌이 안들어요.
엄마가 계신 곳이라야 친정이었나봐.....
모든 딸들이 그렇게 돌아가 다리뻗고 쉬고 싶어하는 친정이,
바로 엄마였음을............
곽정숙
햇감자 나왔더라
옥수수가 나왔더라
누구네 집 제사 떡이 그리도 맛있더라
양손에 가득 들고서 오시는 어머니.
늙지도 않는다더니
어느새 몸은 작아지고
왜 그리 마르시는지 모르겠다
생활에 지쳐 산 세월
이 딸이 어느 사이에
중년의 세월을 넘기고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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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은 뭐하고 지내셨어요?
나는 오늘 또 눈이 아파요.
지난번 엄마 장례치르고 나서 안건염이 생겼다고 치료를 받았었는데,
오늘 다시 눈이 아프네요.
고개만 숙여도 눈이 쏠리는거 같이 아파요.
아무래도 내일은 병원에 가야겠어요.
날마다 엄마한테 편지를 쓰면서 찔찔 짜서 그런가봐....
엄마,
명절이라 그런지 유난히 커다란 사과나 배를 보면 엄마 생각이 나요.
엄마는 손이 커서 하나를 먹더라도 좋은 걸 먹어야 한다고,
엄마가 사온 과일과 내가 산 과일은 때깔부터 틀렸지요......
참, 오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나이드신 아주머니까 타셨는데,
양손에 보따리를 든거 보니까 어느집 친정엄마같았어요.
왠지 부럽고~~~
옛날에 엄마가 김치담갔다고, 북어 양념했다고,
대보름 나물하고 오곡밥했다고 잔뜩 싸들고 오셨었는데.......
그런데도 이 못된 딸년은 잘 먹지도 안는데,
뭐하러 싸오셨냐고 궁시렁거리기만 했지요..
엄마, 많이 서운하셨지요?
나같으면 더럽고 치사해서라도 다시는 안갖다 줄텐데, 엄마는 맛있는거 하시면 또 들고 오시곤 했지요.
오실 형편이 안되면, 와서 가져가라고 하시고...
한번은 택시기사한테 음식만 실려보내신 적도 있었잖아요...
지금으로 치자면, 원조 택배네......
엄마, 이제 엄마가 다시는 갖다 주실 수 없고서야 그런게 그리워지네...
애써 싸다주시는 엄마의 정성이 그립고,
엄마의 솜씨가 가득한 음식이 그립고,
아파트 현관 초인종을 누르면서, "나다~~"하시는 음성이 그립고.....
이제는 맨발로라도 뛰어나가 반길 거 같은데....
아무리 쉰 음식이라도 "맛있겠다!" 면서 좋아라~ 할텐데...
엄마,
이제는 기억으로만 남는 친.정.엄.마네......
왜 그런지 언니네고 오빠네고 친정이라는 느낌이 안들어요.
엄마가 계신 곳이라야 친정이었나봐.....
모든 딸들이 그렇게 돌아가 다리뻗고 쉬고 싶어하는 친정이,
바로 엄마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