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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엄마, 외숙모님 만나셨어요?
받는이 : 이원점 엄마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6-04-10
엄마,
잘지내고 계세요?
하늘나라에도 벗꽃이 눈처럼 내릴까..?
이 곳은 누런 황사먼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개나리며, 진달래며, 목련이 활짝 피고 있어요.
계절이 바뀌면, 작년에 피었던 꽃들도 다시 피어나는데,
엄마는 언제쯤이면 다시 오실까..?
내세에 또 다른 인연으로라도 만나질까..?
엄마,
이 다음에 엄마랑 나랑 또 다른 인연으로 만나지게 된다면,
그때는 내가 엄마할래요~~
그래서 내가 엄마한테 받았던 거,
다 갚아드릴게요.........

엄마,
그저께 외숙모님께서 돌아가셨어요.
오늘 화장해서 하늘나라로 올라가셨는데,
엄마 만나보셨어요?
외삼촌하고 외할머니하고 다들 손잡고 마중나오신거 아닌가 몰라.....
엄마는 올케언니 온다고, 벌써 잔치상 차리느라 바쁘셨겠네요......
엄마,
이제 어른이라고는 이모님만 남으셨네...
그렇게 총명하던 이모도 요새는 가끔씩 멍해지신대요.
전에는 안그러셨는데, 엄마 돌아가시고나서부터 가끔씩 그러신다네요.
그러다가 말짱해지시면, 그 좋은 기억력으로 온데 전화를 하시곤 해요.
우리집에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전화를 거셨더라구요.
아흔 셋이나 되는 노인이 친척들 전화번호를 다 외우고 계신다니 대단하시잖아요.
엄마,
이모는 천천히 데려가셔요......
그래도 엄마 대신으로라도 뵈어야지요...

엄마,
어떤 때는 엄마돌아가신게 아주 오래전의 일인 것처럼 아득하게 여겨질 때도 있다가,
어떤 때는 엊그제처럼 금새 눈물이 핑~ 돌고는 해요.
내 마음이 날씨보다 더 변덕스러워졌어요......

엄마,
아주 어렸을 때 살던 아현동집,
그리고 결혼전까지 쭈욱 살았던 청파동집,
모두모두 그립네요.......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겠지요.
그 시간 속에는 늘 엄마가 함께 했었는데......
엄마,
참 많이 보고싶어요~!!
이럴 때, 엄마 손이라도 잡을 수 있으면..........
내가 엄마보러 가면, 엄마는 내 손을 잡고 내 손등에 입을 맞추시고는 했는데.......
그 손에 내 얼굴을 갖다대고 싶은데.........
엄마,
엄마는 혼이 되어 내게 오세요.
그래서 내 손을 잡아주고,
내 몸을 안아주고,
내 마음을 쓸어주세요........
엄마를 그렇게 보고싶어하는 막내딸이잖아요.......

엄마,
보고싶은 엄마,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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