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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나를 바라보는 엄마를 느끼며....
받는이 : 이원점 엄마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6-05-31
엄마,
오늘이 5월 마지막 날이예요.
그리고, 선거날이라 쉬는 날이구요.......
엄마가 계셨다면, 오늘 투표하러 가셨을텐데...
엄마는 정치에 관심이 참 많으셔서,
정치부 기자인 사위하고
정치에 관한 얘기 나누시는 걸 재미있어 하셨지요......
그리고 신문을 보셔도 정치면을 보시고,
월간 중앙이나 월간 조선 읽는 것도 좋아하셨고....
갑자기 엄마 생각이 더 나네........

엄마,
아침에 아이 학원에 데려다주고 오는데,
미국 오빠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어제 엄마한테 다녀왔다고 하니까,
오빠 마음도 먹먹해지나봐........
나는 엄마보고싶으면 차몰로 휘익~ 다녀오면 되지만,
오빠는 멀리서 가보지도 못하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
집에서 엄마 사진이 있지만,
그래도 청아에 가서 엄마를 만나보고 오는 거 하고는 다르더라구요.
청아에 가서 엄마 방 앞에서
엄마 얼굴을 바라보면 엄마 눈이 나를 마주보고 있는거 같아요.
엄마 영정사진은 이상한 마력이 있어요.
장례식때도 다들 엄마 사진을 보면,
눈빛이 따라다니는거 같다고들 했는데,
어제도 엄마가 나를 마주보고 있는 거 같더라구요.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마찬가지예요.
어젠 일부러 아래에서 올려다 보았는데도,
엄마가 내려보는 거 같고....
위에서 봐도 눈이 마주치고...
참 묘~한 사진이예요.

엄마,
어제 나 만나서 기분 좋았지요?
화창한 5월도 가는데,
엄마는 그 좁은 방에서 얼마나 답답할까....
살아 생전에는 베란다 밖만 하염없이 내다보시더니,
이제는 청아 유리창밖만 내다보시겠네........
그래도 엄마 옆에 둘째 형부가 나란히 계셔서
마음이 좀 놓이기는 해요.
형부가 워낙 말씀이 없으셔서 재미는 없지만,
옆에 누군가 있다는게 얼마나 커다란 위안이 되는지 몰라요......
어제는 나오려는데, 자꾸 '조금만 더 있다가라'던 엄마 생전의 말씀이 자꾸 생각나서,
나오면서도 다시금 뒤돌아보게 되고.....
또 돌아보게 되고.....
거기 그곳에 엄마만 남겨두고 오는 거 같아서
마음이 아리고.......
엄마, 마음은 늘 엄마 옆에 있는거 아시죠...??

참,
엄마가 그렇게 예뻐하는
그리고 엄마를 그렇게 사랑했던 연원이가
결혼을 하게 될거 같아요.
남자친구랑 가족들이 이번에 미국에서 나왔다가 들어갔어요.
엄마도 계셨더라면 보셨을텐데......
엄마,
엄마한테 딸보다도 더 잘해드렸던 예쁜 손녀딸을 지켜봐주시고,
꼭 행복하게 잘 살도록 엄마가 도와주세요~!!

엄마,
오랫만에 엄마한테 편지보내니까,
내 마음이 다 좋아지네요.......
엄마도 좋죠??^^
엄마,
내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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