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눈길 위로 오세요....
- 받는이 : 이원점 엄마
-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6-12-18
엄마,
주말에 하얀 눈이 많이 왔어요.
소복히 쌓인 눈이 좋아서 한밤중에 아파트를 걸어다녔어요.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들어가며 걷다가
문득 도종환 시인의 시가 생각나더군요.
"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
.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부르며 ......"
그 시를 생각하다 가장 부르고 싶은 이름이 생각났어요.
바로 "엄마..!"
정말이지 시인의 말처럼 기침처럼 터져오르게
"엄마, 엄마, 엄마~"를 외쳐부르면서 그 한밤중에 엄마한테 달려가고 싶었어요.
사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 늘 엄마를 부르곤 해요.
어딜 부딪혀도 '엄마'
깜짝 놀라도 '엄마'
속상해서 울때도 아직까지 '엄마~'하고 울어요.
내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은 커녕 눈길조차 줄 수 없는 '엄마'지만,
그래도 내게는 끝없이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 '엄마'예요.
엄마,
이제 내일이면 엄마 돌아가신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예요.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간 날이 마지막이 될줄은...
엄마가 마지막으로 드신 음식이 내가 쑤어간 밤죽이었지요.
맛있냐는 내 물음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셨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리고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을 달라고 애원하셨는데
물적신 거즈만 입에 대드린게 내내 가슴에 한이 되구요....
엄마가 청아공원으로 가시는 날 새벽에도 눈이 왔었지요.
오늘 큰누님하고 전화통화를 하는데,
"눈보니까, 할머니 돌아가신 생각이 나더라.." 하시더군요.
엄마, 내일 모두 모이기로 했어요.
오늘 목욕시켜드리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혀드려야 하는데.........
참,
며칠 전에 일기를 뒤적이다가 작년 엄마 병원에 모시고 갔을 때 썼던 일기가 있네요...
그때 일기를 올릴게요.
그럼, 엄마 내일 만나요~!!
------
어제 낮 1시 반쯤에 엄마를 모시고 응급실에 왔다.
토요일 오전 11경에 화장실에서 넘어지셨다는데 꼼짝도 못하신다.
식사도 안하시고, 몸에 손도 못댈 정도로 아파하신다기에
119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 응급실로 모시고 왔다.
병명은 골반뼈와 대퇴골 연결 부위 골절.
수술 밖에 방법이 없다고 하시는데,
우선은 수술을 받기 위한 제반 상태가 좋질 않다고 한다.
하기사 90년을 쓴 몸인데, 그 정도면 기능이 약해질 때도 됐다.
그나마 그간 병치레 없이 잘 지내신 것만도 복으로 여겨야지.....
검사에 지쳐서 잠이 드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진작에 잘 해드릴껄....
12월에 우리집으로 며칠동안 모시고 간다고 해놓고서
그 약속도 못지키고...
만약 우리집에 와 계셨다면, 이런 일은 피해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지금 수혈을 하시기 때문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데,
이제사 혈색이 도는 듯하다.
같은 A 형이라서 내 젊은 피를 엄마의 몸 속에 넣고 싶었는데
바로는 안된다고 하네........
에이즈 등 질병도 없고, 건강한 사람의 피를 넣어드리는게 훨씬 좋을텐데........
곤히 주무시는 모습을 보니, 새근새근 잠이 든 아기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내가 엄마인 것처럼 잠자는 아기의 얼굴을 만져본다.
내가 저 뱃속에서 나와서 저 젖을 먹고 컸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자그마하게 움츠려든 모습이 뭉클 애처롭기도 하다.
원래 키가 커서 키다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던데,
이제는 내 키보다 더 작기만 한 엄마가 안스럽다....
사람의 한 평생이 이런 것일까...?
이제 구십이면 살만큼 살았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굳이 가셔야한다면, 어느 날 잠자듯이 편안하게 가셨으면...
제발 아프지 말고 편안하셨으면.....
주말에 하얀 눈이 많이 왔어요.
소복히 쌓인 눈이 좋아서 한밤중에 아파트를 걸어다녔어요.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들어가며 걷다가
문득 도종환 시인의 시가 생각나더군요.
"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
.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부르며 ......"
그 시를 생각하다 가장 부르고 싶은 이름이 생각났어요.
바로 "엄마..!"
정말이지 시인의 말처럼 기침처럼 터져오르게
"엄마, 엄마, 엄마~"를 외쳐부르면서 그 한밤중에 엄마한테 달려가고 싶었어요.
사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 늘 엄마를 부르곤 해요.
어딜 부딪혀도 '엄마'
깜짝 놀라도 '엄마'
속상해서 울때도 아직까지 '엄마~'하고 울어요.
내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은 커녕 눈길조차 줄 수 없는 '엄마'지만,
그래도 내게는 끝없이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 '엄마'예요.
엄마,
이제 내일이면 엄마 돌아가신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예요.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간 날이 마지막이 될줄은...
엄마가 마지막으로 드신 음식이 내가 쑤어간 밤죽이었지요.
맛있냐는 내 물음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셨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리고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을 달라고 애원하셨는데
물적신 거즈만 입에 대드린게 내내 가슴에 한이 되구요....
엄마가 청아공원으로 가시는 날 새벽에도 눈이 왔었지요.
오늘 큰누님하고 전화통화를 하는데,
"눈보니까, 할머니 돌아가신 생각이 나더라.." 하시더군요.
엄마, 내일 모두 모이기로 했어요.
오늘 목욕시켜드리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혀드려야 하는데.........
참,
며칠 전에 일기를 뒤적이다가 작년 엄마 병원에 모시고 갔을 때 썼던 일기가 있네요...
그때 일기를 올릴게요.
그럼, 엄마 내일 만나요~!!
------
어제 낮 1시 반쯤에 엄마를 모시고 응급실에 왔다.
토요일 오전 11경에 화장실에서 넘어지셨다는데 꼼짝도 못하신다.
식사도 안하시고, 몸에 손도 못댈 정도로 아파하신다기에
119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 응급실로 모시고 왔다.
병명은 골반뼈와 대퇴골 연결 부위 골절.
수술 밖에 방법이 없다고 하시는데,
우선은 수술을 받기 위한 제반 상태가 좋질 않다고 한다.
하기사 90년을 쓴 몸인데, 그 정도면 기능이 약해질 때도 됐다.
그나마 그간 병치레 없이 잘 지내신 것만도 복으로 여겨야지.....
검사에 지쳐서 잠이 드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진작에 잘 해드릴껄....
12월에 우리집으로 며칠동안 모시고 간다고 해놓고서
그 약속도 못지키고...
만약 우리집에 와 계셨다면, 이런 일은 피해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지금 수혈을 하시기 때문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데,
이제사 혈색이 도는 듯하다.
같은 A 형이라서 내 젊은 피를 엄마의 몸 속에 넣고 싶었는데
바로는 안된다고 하네........
에이즈 등 질병도 없고, 건강한 사람의 피를 넣어드리는게 훨씬 좋을텐데........
곤히 주무시는 모습을 보니, 새근새근 잠이 든 아기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내가 엄마인 것처럼 잠자는 아기의 얼굴을 만져본다.
내가 저 뱃속에서 나와서 저 젖을 먹고 컸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자그마하게 움츠려든 모습이 뭉클 애처롭기도 하다.
원래 키가 커서 키다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던데,
이제는 내 키보다 더 작기만 한 엄마가 안스럽다....
사람의 한 평생이 이런 것일까...?
이제 구십이면 살만큼 살았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굳이 가셔야한다면, 어느 날 잠자듯이 편안하게 가셨으면...
제발 아프지 말고 편안하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