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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엄마, 새해 절 받으세요!!
받는이 : 이원점 엄마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7-01-02
엄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문안인사가 늦었죠?
어제는 많이 아파서 컴퓨터를 할 수 없었고,
오늘은 큰집에 다녀와서 모든 일을 마치고 나니
이제야 시간이 나네요.
마음은 며칠 전부터 엄마한테 편지를 써야지..생각했는데, 게으른 딸이 이제야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랬는지
어제 밤에는 엄마꿈을 꾸었지 뭐예요.
내가 엄마 화장을 곱게 해드렸는데,
엄마 얼굴이 젊을 때 얼굴이셨어요.
그리고 이모님하고 어렸을 때 사셨던 혜화동에 가시겠다고 하시길래
내가 차로 모셔다 드린다고 했는데
길막힌다고 그냥 지하철로 가신다고 해서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다 잠이 깼어요.
이모님하고 같이 가신게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엄마,
우리집에 있던 엄마 옷가지들을 여지껏 갖고 있었다가
지난 23일에 엄마 천도재 올린 절에 가서 태웠어요.
천도재때 같이 태우려다가 너무 많이 태우면 무거워서 못올라가신다고 하길래,
그냥 놔두었다가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고인의 옷을 너무 오래 갖고 있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1주기를 마치고 태우러 갔었어요.
그런데, 그곳 어느 불자님께서 불쌍한 사람들 입게 재활용하는게 덕을 쌓는거 아니겠냐고 하시더라구요.
그 말씀도 맞겠다.. 싶어서
속옷하고 허름한 것만 태우고
입을 만한 옷들은 다시 가져와서 재활용바구니에 넣었어요.
그러니까 엄마,
엄마 옷을 버린게 아니라
누군가을 위해 나누어 준거니까 서운해하지 마세요.
그게 엄마 덕을 쌓는데 더 좋대요.
불쌍한 사람한테 나눠주는거 엄마 주특기잖아요~~^^

나 아주 어렸을 때,
거지들이 동냥오면 그냥 돌려보낸 적 없고,
사람들이 우리집에 오면 맨입에 보낸 적 없고,
칼국수를 끓여도 골목길 좌판 장사하는 아주머니들께 쟁반에 담아서 갖다 주셨잖아요.
우리집에 식객이 많아서
늘상 밥그릇을 열 몇그릇씩 아랫목에 묻어두셨던 기억이 나요....
그렇죠, 엄마?

엄마,
이제 새해가 시작되었어요.
올 1월에는 엄마가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손녀딸 실기시험이 있어요.
엄마가 힘을 많이많이 불어넣어주세요~~!!
그래서 꼭 좋은 소식 있게 해달라고
엄마가 하느님께 말씀 좀 잘 드려주세요~~
엄마는 나보다 더 가까이에 계시니까
그리고 엄마는 좋은 일 많이 하셨으니까
내 말씀보다 더 잘 들어주실거잖아요......
그리고 엄마,
언니 오빠들을 위해서도 엄마가 많이 도와주세요.
에구구~~
해드린 것도 없으면서
하늘나라 가신 엄마한테까지 또 무언가를 해달라고 조르고 있네요.......
그래도 이렇게 조를 수 있는 엄마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대요...
투정부렸던 기억도 아쉽고,
잔소리듣던 기억조차 소중하고......

엄마,
늘 우리 곁에 계시는 엄마,
올 한해도 하늘 나라에서 많이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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