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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눈이 내려서 못갔어요......
받는이 : 이원점 엄마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7-01-06
엄마,
오늘은 눈이 내렸어요.
엄마방에서 내다보면 하얗게 쌓였겠네...
길미끄럽다고 눈치우러 나서시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요새는 눈만 보면
엄마가 청아공원으로 가시는 날 새벽에 눈오던 생각이 나요.
그래서 기쁜 눈이 아니라
눈시울을 붉게 만드는 눈이 되고 말았어요.

엄마,
오늘이 음력으로 엄마 기일이예요.
양력으로 12월 19일이 음력으로는 11월 18일이라
계산을 해보면, 오늘이 음력 기일이네요.
그래서 오늘 엄마한테 다녀오려고 했는데,
눈이 오는 바람에.......ㅠ.ㅠ
눈오는 날에는 운전을 안해봐서 못가겠더라구요.
더우기 청아공원에 가려면 자유로도 타야하고
청아공원 들어가는 굽이굽이 좁은길도 위험하고...
내가 이렇게 서운한데, 엄마는 더 많이 서운하시죠?
이런 날 운전하고 가도 엄마 걱정만 더 끼쳐드릴거잖아요.
"미끄러운데 행여 오지마라.. 안와도 돼! 전화만 해도 돼..." 하시는 엄마음성이 들리는거 같아요...
날이 좋아지면, 곧 엄마한테 달려갈게요......

엄마,
계실때보다 안계시니 더 그립고, 보고싶고.......
자식들이 청개구리라고 하더니만,
내가 딱 그렇네요.......
다들 돌아가시고 나서 울고불고 하지말고
살아 생전에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이것저것 사드릴 생각도 말고 찬물 한그릇이라도 정성껏 대접하라고들 하더니만......
흘려들었던 말들이
이제야 가슴을 후려치네요.......

엄마,
오늘 밤부터 날이 많이 추워진다는데
하늘나라는 괜찮은거지요?
겨울이면 엄마 내복은 내가 꼭 챙겨드렸는데,
올 겨울에는 어떠시려나 몰라.......
엄마,
이제는 마음의 내복을 챙겨드릴게요.
엄마 춥지 않게
엄마 외롭지 않게
내가 내복이 되어 따뜻하게 해드릴게요.......

엄마,
돌아가신 분이 꿈에 뵈면 좋니 나쁘니 해도
난 상관안해요......
보고싶은 엄마를 꿈이 아니면, 어디서 뵙겠어요..?
그러니 언제든지 내 꿈에 오세요~~!!
고운 모습으로
늘 나의 엄마였던 모습으로 푸근하게 오세요.......

엄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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