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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점점 무심한 딸이 되어가네요......
받는이 : 이원점 엄마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7-07-26
엄마,
너무 오랫만이죠?
7월에는 엄마한테 다녀오지도 못했네...죄송해요..........
엄마 돌아가신지 이제 1년 반이 조금 지났는데,
벌써 엄마에 대한 마음이 식는건 아닌지 자책할 때도 있어요.
마음은 전과 별로 다르지 않은데......


엄마,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여기는 날씨가 많이 덥네요.
저는 지금 부산에 내려왔어요.
여름이라 어른들 뵈러 왔다가,
원고보낼게 있어서 PC방에 들렀어요.
부산에 내려오니까 엄마 생각이 더 나네요.
엄마가 계셨다면, 나도 이렇게 엄마를 보러 갈텐데.......

그저껜가... 집에 가는 길에 길을 가는 할머니 뒷모습이 어쩜 그렇게 엄마랑 닮았는지.....
뛰어 가서 얼굴을 확인해 보고 싶더라구요.
구부정한 허리며, 걷는 모습까지 엄마를 아주 많이 생각나게 했어요.
운전을 하다가 눈물이 핑~~
그래.. 내가 엄마한테 가지 않으니까,
엄마가 일부러 엄마닮은 할머니를 내게 보내셨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엄마,
이번 주 화요일이 내 생일이었는데........
엄마는 나를 낳고서 기분이 어땠을까..? 싶어요.
커오면서 엄마 속을 크게 썩힌 적은 없는 거 같은데, 그렇다고 살갑게 엄마한테 막내노릇도 못했네요...
다른 사람들은 엄마한테 애교도 많이 부리고, 눈에 넣어도 안아프게 굴던데...
참, 내일이 둘째언니 생일인데,
월요일에 같이 만나서 엄마한테 갈게요.

엄마, 엄마가 그렇게 예뻐하던,
엄마한테 딸보다 더 잘했던 연원이가 결혼해서 미국에 간건 아시죠?
가끔 통화하는데, 가서 잘 살고 있대요.
내가 할머니한테 하는거 반의 반만 해도 잘 할거라고 했어요. 맞죠?
그리고 엄마가 늘 "원장님!"이라고 불렀던 혜원이도 캐나다로 갔어요.
가서 착한 신랑만나서 결혼했어요.
갑자기 삶의 변화가 많아서인지, 한국을 떠나 살고 싶어하네요.
그래도 혜원이도, 연원이도 모두 잘 되었어요.
둘다 할머니랑, 아빠가 도와주시는 거 같다고 하더군요.
정말이지 두분이 많이 도와주시고, 힘을 주세요!!
그나저나 언니가 많이 외로울 거예요.
같이 살던 남편,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시고,
딸도 둘이나 외국으로 나가고......
나라도 잘해야 할텐데,
이렇게 모르쇠...하고 있으니.......
엄마가 계셨더라면 굉장히 혼났을텐데........
엄마, 다음주 월요일에 언니 만나서 같이 갈게요.
언니 많이 위로해 주세요...
막내오빠도 같이 갈 수 있으면 같이 갈게요.
울 엄마 오늘부터 잠도 못자고 기다리기만 하시겠네........

엄마,
부산에서 어른들께 잘 하고 올라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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