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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엄마가 담근 김치 먹고싶어요~~~
받는이 : 이원점 엄마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7-08-17
엄마,
날씨가 많이 덥네요.
엄마는 그 좁은 방에서 답답하시겠네...........

엄마,
며칠전 8월 15일에 취재할 일이 있어서
어느 집엘 갔는데,
그집 할머니가 직접 김치를 담그시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눈물이 나서 혼났어요.
그 할머니가 김치속을 버무려서
배추 고갱이를 잘라서 쌈을 싸주시는데,
그 모습에 엄마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엄마가 너무 보고싶은거 있죠.......
엄마가 담근 김치가 그렇게 먹고 싶네.......
"너 간 좀 봐라~~" 하시면서
속이 노란 고갱이를 골라서
양념이 고루 밴 속을 올리고
그 위에 굴이나 오징어를 올려서
돌돌 말아 입에 넣어 주시던 엄마....
그 김치가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었다는 걸,
이제 더는 먹어볼 수 없는 지금에서야 깨닫네........
엄마가 담근 김치는 유난히 아삭아삭하고 시원했는데........
이렇데 더운 날에는 시원~한 엄마 김치가 먹고 싶네요...

엄마,
울 엄마,
나는 김치도 잘 못담고,
아니 거의 안 담지만..........
이 다음에 나는 엄마처럼 우리 딸한테 남겨줄 기억이 없을 거 같아요.
씰리아도 한국에 와서 김치담가보고 싶어하던데,
올 가을에는 엄마 흉내를 내봐야겠어요.
그때 엄마가 내게 오셔서
내 손이 엄마 손인양 이것저것 버무려서 맛있게 만들어주세요~~^^

엄마,
엄마한테 글을 쓰니까,
또 눈물이 나네........
언제쯤이면 이 그리움이 없어질까.......
그냥, 엄마~라고 부르기만 해도
눈물부터 주루룩 나네....
'엄마'라는 짧은 단어가 이렇게 온갖 감정을 갖게 하다니........

엄마,
정말 많이 보고싶어요.
엄마 손도 잡아보고 싶고,
엄마 옆에 누워보고도 싶고......

그래도 나는 엄머가 보고싶으면,
이렇게 글이라도 쓰지만
엄마는 내가 보고싶을 때 어떻게 하시나........
그냥 내게로 오세요.
아니 우리집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계세요.
얘가 밥은 잘 먹나,
얘가 청소는 잘 하나,
얘가 나물은 제대로 무치나
보시다가 마땅치 않으시면,
내게 들어오셔서 직접 가르쳐주시구요........
맞아, 그러면 되겠다...

엄마,
주무실 시간 지났네...
편히 주무시고,
내 편지는 내일 아침에 보세요........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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