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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엄마
받는이 : 엄마
작성자 : 막내딸 2008-10-12
두 달 하고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엄마께서 우리 곁을 떠나버리신 지 이제 겨우 그렇게밖에 안 지났는데... 우리들은 어느새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당장 저만 해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네요. 처음에는 당장 죽을 것 같더니 말이에요. 막막하긴 해요. 저에겐 언제나 제 편이 되어줄 가족도 없고, 같이 기뻐하고 슬퍼해줄 사람도 없고, 절친한 이웃이나 친구도 없으니 말이에요. 그 모든 역할을 엄마가 다 해주고 계셨는데, 그걸 모르지 않았는데, 뭔가 대책을 세워놓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네요. 언제나 제가 말했잖아요. 저보다 더 오래 사셔야 한다고요. 그런데, 바람과 현실은 다르네요. 정말 막막해요.
올케가 아기를 가졌대요 알고 계시죠? 저는 그냥 정상적이고, 건강한 조카면 충분해요. 아들이든 딸이든 세상을 빛낼 아이든 다 필요없고요, 평범하고 건강하고 올곧은 아이이기만 하면 되요. 동생 내외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요.
아버지는 지금가지는 동생 내외와 같 맞추어 지내고 계신다고 하네요.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지내주면 더 바랄게 없어요. 눈에 선 게 한둘이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우리가 막돼먹은 아이들이 될 수 없는건 어머니께서 가장 잘 아실거예요.
요즘은 꽤나 선선한 가을이 완연해요. 숨쉬기 참 좋은 계절인데, 엄마가 안 계신 게 퍽 티가 나네요. 어제는 일산에 다녀왔어요. 언니네에 처음으로 가봤네요. 엄마는 한 번 다녀오셨었죠?
부산 언니네는 조카가 시험을 잘 봤대요. 언니가 좋아하더라구요.
모두들 자기 몫의 슬픔을 가슴에 다독다독 재워두고,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문득 문득 다들 가슴이 미어지는 때도 있겠지만, 숨 한 번 크게 쉬고, 살아갈 거예요.
뭐, 여하튼 오늘은 예전에 약속한 대로 좋은 소식만 전해드렸어요. 다음에도 좋은 소식만 전해드릴게요. 엄마, 좀 있다 또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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