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저 할머니 첫째 손녀딸 보라예요
잘지내고 계시죠?
잘가란 인사 한마디 못하고 떠나 보내드리고 정말 죄송해요
살아 생전에 할머니에게 정말 못난 손녀딸이였는데 할머니는 그런 저를 정말 아끼고
사랑해주셨는데... 왜 떠나고 난 후에야 이렇게 마음아프고 슬프고 후회되는지 모르겠네요
할머니 올해 설날에는 제가 못찾아 뵛죠.... 죄송해요
그리고 지금 제가 엄마 많이 속썩여 드리는데...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에게 하나밖에 없는딸 힘들게 해서요 ㅠㅠ
근데 할머니 저 너무 힘들어요.....
엄마도 아프고... 지금은 수술도 하시고 약도 드시고 건강하시지만요
저 나름에 고충이 있어요
엄마 없으면 저는 이세상에 혼자인데 엄마 안아프게 지켜주세요
저는 하루하루 생각이 참 많아요
그냥 곁에 있는 사람이 할머니처럼 어느 한순간 다 떠나가 버릴까바
겁이 나나봐요
그래서 엄마한테 괜히 성질도 부리고 그러니까 엄마 건강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마음이 편안하게 저때문에 행복하게 해주세요
저는 엄마랑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어요
할머니도 같이 지금 있었다면
제가 대학가는것도 보고... 저 이번에 다시 대학 들어가요
간호학과요 ... 앞으로 4년 더 공부 해서 꼭 훌륭한 간호사가 될께요
그래서 아픈 사람들 진심으로 돌보고 마음 아파해주고
그렇게 베풀며 살께요
할머니 할머니랑 찍은 사진이 그러고 보니까
할머니네 집에 걸려져 있는 명진이 돌때... 액자속... 그사진뿐이네요
살아 생전에 같이 사진도 많이 찍었어야 했는데
그때 제 나이가 너무 어려서 너무 몰 몰랐나봐요
제 이가 이제 할머니 어느덧 22살이예요
많이 컸죠? 주민등록증도 나온지 한참됐구요
어느덧 어린꼬마아가씨가 아닌 숙녀가 되었어요
분명 그 전날 할머니와 이모와 엄마와 명진이와 진주와 다같이 오곡밥도 먹었는데
할머니가 그렇게 되실줄 알았다면 그날.... 같이 더 있을껄
사랑한다고 죄송하다고 할껄... 정말 후회가 되네요
후회가 된다는걸 알면서도 왜 저는 지금 후회를 하며 살까요
정말 미련맞죠ㅠㅠ
아직 나이만 먹고 철이 안들었나봐요
사실 마음속으로는 이게 아니라는거 알고 정말 마음이 아픈데
표현이 잘 되질 않아요
할머니 먼곳에서 제가 사는 이세상 할머니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이세상 잘 보고
계시는거 맞죠?
그렇다면 저희 가족 지켜 주세요
이모도 많이 힘들거예요 이모에게도 힘 많이 주시구요
제가 고등학교가서 공부도 많이 안하고 많이 엄마 속썩였어요
근데 진주랑 명진이는 엇나가지 않게 잘 돌보아 주세요
할머니 정말 죄송해요
정말 저는 셋중에서 할머니께 정말 제일 못했던것 같아요
할머니가 일하실 때면 돈이나 받을줄알고...
창피하다고 돌아 다녔던 제 모습이 생각나네요
얼마나 속상하셨을지...
졸업식인가 입학식때도 오셨다가 돌아가시고
왜 그땐 그렇게 철이 없었는지 .....
정말 못된 손녀딸이죠 그래도 할머니는
첫손녀딸 입학한다고 축하해주러 오셧을 텐데 말이예요
정말 보고 싶습니다 할머니
정말 할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엄마에게도 정말 많이 힘이 되었을 텐데 말지죠
엄마에게 엄마가 있었음 좋을텐데 말이예요
엄마는 얼마나 속상하고 허전하고 그럴까요
정말 죄송해요
꼭 저희 엄마 이모 삼춘 제 동생 명진이 진주 지켜 주세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시고 계세요 할머니
사랑합니다.
이렇게 쓰다보니 말이 정말 길어졌네요
못난 손년딸이 할머니의 소중하고 예쁜딸 저희 엄마를 너무 속상하게 하고 그래서 죄송해요
그냥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요 저 할머니
너무 무서워요 그냥 무의식중에 혼자가 될까봐 그렇게 그런생각 들지 않게 부디
지켜주세요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 죄송합니다

-못난 손년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