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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보고싶은 엄마에게
받는이 : 우주최고우리엄마
작성자 : 엄마의큰아들 2025-03-10
엄마 안녕, 

엄마 떠나고, 여기에 편지 쓰고싶었는데 이제야 정회원이 되어서 편지 쓸 수 있게 되었어. 
엄마가 떠난지도 이틀 지나면 벌써 한달이 되네.
한달간 우리 가족에겐 많은 일이 있었던것 같아. 아빠도, 나도, 그리고 홍민이도 제수씨도.. 아직 많이 힘들고, 엄마를 많이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해. 
지난 주말엔 홍민이가 취업해서 다같이 저녁을 먹었는데, 아빠도 나도 그냥 무의식적으로 수저세트도 다섯개 놓고, 앞접시도 다섯개 놓게되더라.
그래서 기쁜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엄마 생각에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팠어. 
엄마가 있었으면 그 누구보다도 기뻐하고 즐거워했을 자리인데, 엄마없이 우리끼리 축하하려니까 그냥 정말로 마음이 좀 그렇더라..

나는 매일 출근하면 의식적으로 청아공원 홈페이지 하늘톡에 엄마한테 이런저런 하고싶었던 말을 쓰고 있어.
퇴근 하면서 항상 엄마한테 전화했던 것 처럼 약간 나만의 루틴같이 되어버렸어.
이렇게 하니까 그래도 엄마가 내 곁을 떠난것 같은 느낌은 좀 덜하더라. 그치만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혼자 엄마한테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보면 눈물이 나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아. 하늘에서 엄마가 다 지켜보고 있을텐데, 나 울고 그런다고 슬퍼하진 말았으면 좋겠어. 무슨 말 하는지 엄마도 잘 알지??? 

엄마가 없는 집은 너무 허전해. 늘 엄마가 앉아있던 소파 자리엔 내가 앉아. 거기에 앉지 않으면 엄마가 앉던 자리가 자꾸 눈에 보이고, 그 빈자리를 보면 엄마 생각에 자꾸 눈물이 나거든.. 그리고 엄마가 없어서 이제 구름이는 내 껌딱지가 되었어. 알잖아 엄마도.. 구름이는 항상 엄마 껌딱지였지만 엄마가 자리 비우면 나한테로 오고, 나도 없으면 아빠한테 갔던거.. 그러다보니 구름이는 이제 내 껌딱지가 되었는데, 원래 내 껌딱지였던 호두는 그게 불편한가봐. 그래서 샘도 엄청 내고 질투도 많이하는 상태야. 그래도 엄마 떠나고 내가 당분간 파주에서 출퇴근 하고 있어서 강아지들은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엄마가 호두랑 구름이 많이 예뻐헀잖아 그래서 나도 잘 보살필테니 너무 걱정마 알겠지?

아빠는.. 엄마가 떠나서 정말 많이 힘들어해. 그냥 하루종일 심란하다, 답답하다 라는 말을 달고 살고, 살도 엄청 많이 빠졌어. 항상 24시간을 붙어 살았었으니 오죽 하겠어. 비록 엄마랑 아빠랑 둘이 있을 때 하루에 몇마디 안하고 지냈지만, 말 할 사람이 있는데 안하는거랑, 말 할 사람이 없어서 말 못하는거랑은 많이 다르니까.. 그래서 아빠가 제일 걱정인데, 엄마가 아빠 빨리 나아질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어. 나도 항상 출근하느라 나와있으면 아빠가 제일 걱정되거든.. 

홍민이는.. 엄마 병원에 있을 때, 엄마는 잘 이겨내고 나올거라고 믿었어서 한번도 울지않았었어. 엄마 잘못되면 그 때 울거라고.. 그래서 엄마 병원에 있을때 울고 슬퍼하지 않아서인지, 엄마가 떠나고나서 이제야 슬퍼하기시작해서 그런지 많이 힘들어하더라. 제수씨 말 들어보면, 집에서 갑자기 없어져서 보면 2층가서 혼자 울고있고 그런대.. 그래도 홍민이는 옆에 제수씨가 많은 힘이 되어주고 있고, 그리고 이제 취업도 다시 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홍민이가 엄마를 제일 닮아서 씩씩하잖아? 제수씨도 아빠도 잘 챙겨주고, 홍민이도, 그리고 나도 챙겨주고.. 너무 고마워.. 그러니까 엄마도 하늘에서 홍민이랑 제수씨 별 일 없이 평안하고 무탈하도록 꼭 보살펴줘 알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음..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곘지만.. 엄마도 알지? 내 가장 친한 친구는 엄마였다는거. 그래서 회사에서 힘든일이 있을때마다 엄마한테 이야기하고, 우리 둘 만 하던 그런 집안이야기라던지, 그런것들을 나눌 사람이 없는 허전함이 제일 큰 것 같아.. 사실 주말마다 파주 갈 때 엄마 뭐 사다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아직도 문뜩문뜩 드는데, 그럴때마다 또 엄마생각에 눈물이 나고, 좋은거 먹고, 예쁜거 보고 할때마다 엄마생각에 눈물이 나고, 서울집 이사 할 때 엄마가 사준 화분을 보면 또 엄마 생각에 눈물이 나고, 엄마가 사준 옷을 입으면 엄마생각에 눈물이 나고, 지금도 편지를 쓰면서 엄마생각에 또 눈물이 나네.. 너무 보고싶고 그리운데.. 사실 나는 엄마가 아직 떠난것같은 실감은 나지 않아. 그냥 어디 멀리 여행간 느낌이거든.. 그래서 이렇게 엄마한테 편지도 쓰는거고.. 근데 엄마를 보러 청아공원에 가면, 그때는 너무너무 실감이 나서 눈물을 안흘릴 수 없더라.. 근데 그래도 엄마는 계속 내 마음속에 함께라는 생각으로 슬픔을 참고 이겨내고 있어. 엄마가 제일 걱정했잖아 너무 여리고 물러서 어떻게 이 험한세상 살아가냐구..
그래서 엄마 하늘에서 편히 쉬는 와중에도 나 걱정할까봐 씩씩하게 이겨내려고 나도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까 걱정마. 처음이라 아직은 어렵지만, 차차 나아지겠지.. 엄마는 정말로 나의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나봐.. 그냥 내 삶의 너무나 많은 부분에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하고, 엄마와 나누었던 시간이 녹아들어있어서, 어딜가도, 어디에있어도 엄마생각이 나는 부분이 너무 많아. 근데 그걸 슬프고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으려고해. 엄마를 추억하고 엄마를 기억할 수 있는게 많다는 뜻이잖아? 사실 이젠 엄마를 보고싶어도 볼수없어서 엄마에 대한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겠지만 이렇게 엄마와의 추억과 기억을 떠올리는게 많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엄마의 기억이 조금은 덜 그리고 조금은 천천히 희미해지겠지. 그래서 나는 좋게 생각하려해.

쓰다보니 너무너무 길어졌다 엄마.... 엄마는 정말로 세상에서 아니 온 우주에서 나에게 있어 최고의 엄마였고, 엄마가 나에게 준 사랑으로 나도 이렇게 잘 자랄 수 있었고, 엄마덕분에 많은 사랑 받았어. 정말 고맙고.... 엄마 너무 사랑하고.. 엄마 너무너무 보고싶어.......

엄마 사랑해 또 편지쓰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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