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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편하신지요?
받는이 : 아버님
작성자 : 둘째 인훈 2003-01-27
둘째 인훈입니다.

그렇게 슬피도 가시는 길에 목놓아 울었던지도 두달이 넘었군요.

아버님은 가만히 제 생각 앞으로 나타나시고, 지금도 모니터가 어른거립니다. 얼마나 많이 고통스러우셨을까? . . . . . . .

눈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마송에 살때 온몸에 눈을 맞으신 채로 퇴근하시면서도 저희를 보고 함박 웃으시던 모습이 떠오르는 군요.

형이나 동생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출퇴근시는 물론 집에 드나들때 항상 뵐 수 있도록 아버님의 사진을 곁에 두고 있지만 이제는 야금야금 사무치도록 뵙고 싶은 생각이 쪼그라드는 가봐요.

하지만 문득문득 지난 일들을 되돌릴만한 일상중의 짬이 나면 아버님 생각으로, 돌아가실제 그 모습이 떠올라 훌쩍이게 됩니다. 그러고는 혼자 있거나 망중한을 만들지 말아야지 하는 작은 다짐도 한답니다.

아버님!

다행히도 홀로되신 어머님은 생각보다 훨씬 씩씩하세요. 우리들 때문에 안보이게 우시겠지만 말입니다. 무엇보다 장남인 형이 아침저녁으로 문안하고 있습니다. 역시 장남인지라 꾀만 내는 저와는 다르다는 것과 고맙기까지 해요.

아버님,
얼마전 아버님 생신에 그동안 해오던 제 생각을 정리했고, 그 다음날 아버님과 마찬가지로 저도 사후에 화장을 결심했으며 저 외에 제가 필요한 분들께 제 몸의 일부들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화장에 필요할지도 모를 약간의 육신은 남을 것이므로 시신도 기증했습니다.

아버님께서 계셨다면 제 결정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셨을지를 생각해 봅니다. 어머님께 그리고 형과도 말씀드리고 상의해서 행해야 하지만 상황이 그러하지 못했다고 형에게는 얘기했어요. 신체발부는 수지부모이거늘 저도 성인이니 만큼 크게 나무라지는 마세요. 결코 가볍거나 충동적이지는 않으니까요.

아버님, 멀리 계시지만 늘 가까이서 저희를 지키고 계시다는 생각으로 힘을 낼께요.

춥지는 않으시죠?

또 글로 찾아뵐께요.
짬나는데로 공원에 가는데 저 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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