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오늘도 해가 지고 어두워졌네요.
저녁진지는 잡수셨는지요?

매일같이 아버지께 전화로 안부를 물었는데 이제는 편지로 안부를 묻네요.
아버지 목소리만 들을 수 없을뿐이지 그래도 생전의 아버지와 통화하는 느낌은 그대로입니다.
그나마 이렇게 편지라도 쓸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아버지!
오늘 일때문에 종로구청에 다녀오다가 강성필씨를 만났어요. 모른척하며 그냥 지나치더라구요.
그래서 붙잡고 아버지 소식을 전해줄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뒀어요.
제가 잘했는지 그러지못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아버지!
저 큰 고민이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살아 생전에는 문제있을때마다 아버지께 상의하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아버지가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이제는 마땅히 고민을 털어놓을때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럴때 아버지라도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뿐이랍니다.
제가 현명한 판단으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아버지 도와주세요.

계속 제 얘기만 하고있네요. 아버지 그곳 생활은 어떠하신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곳 얘기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이번주 토요일에 아버지께 찾아갈겁니다. 그때 얘기좀 해주세요. 아셨죠?

아버지!
그냥 불러보고 싶네요. 큰소리로 아~버~지~~!

아버지! 오늘밤도 제일 편안한 밤이 되시길 바랍니다. 내일 아침에 또 찾아뵙고 편지로 문안인사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