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가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녁 진지는 잡수셨어요?
아무래도 오늘밤에는 비가 올려는지 하늘이 잔뜩 찌뿌려져 있습니다.
일기예보에 비 소식은 없었는데...

오늘 일을 최대한 빨리 마치고 아버지께 갖다가 집에 다녀올려고 했는데 저녁 7시30분이 다 되도록 일을 끝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은 다 만나서 회포를 풀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친구 분들은 많이 사귀셨는지 궁금합니다.
친구분들 많이 사귀셔서 즐겁게 보내세요.

오늘 점심식사때 직원들하고 냉면집에 갖었어요. 어김없이 아버지 생각에 반절도 먹지 못하고 그냥 나왔답니다.
아버지 냉면도 무지 좋아하셨는데..
여름에는 아버지하고 냉면먹으러 참 많이다녔는데 이제는 다 추억이 되어버렸어요.
이제 저 혼자서는 자장면, 냉면, 설렁탕은 먹지 않을겁니다.

아버지!
저 아무래도 슬럼프에 빠졌나봐요. 생활에 리듬이 깨지고 있어요. 하는일에 의욕도 없어지고 뭐든지 귀찮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럴때 아버지라도 계시면 다 큰 아들이지만 응석도부리고 어린냥도 부려볼텐데 아버지는 다 받아주시잖아요.
그러고보니까 아버지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줄은 미쳐 몰랐네요. 아버지! 보고싶습니다.

방금 집에 전화했는데 식구들이 다 모였네요. 다들 일찍퇴근했나봐요. 엄마 혼자계시면 외로우실까봐 일찍 다니는것 같아요.
효심이 극진한 자식들이죠? 아버지께서도 흐믓하게 생각하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이제 퇴근해야 되겠습니다.
사무실에 저 혼자 남아있어요. 일은 다 못했는데..
아버지 오늘밤도 아주 편안한 밤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다시 찾아뵙고 문안인사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