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전 여전히 씩씩해요
- 받는이 : 아빠
- 작성자 : 큰딸 강연이 2003-05-31
아빠! 거긴 어때요?
여기는 아빠가 안계셔도 똑같은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시끄럽게 떠들고 웃고, 밥도 맛난것만 골라서 먹고 다니고,
술도 즐겁게 마시고, 잠도 잘 자고 있어요.
집에 가도 아빠가 약주드시느라 늦으시는 것 같아요.
실감이 안나서 인지.. 아빠가 안계신 집에 가도 아빠가 엄마랑 어디
놀러가신 것 같고 별로 걱정도 안돼요.
생전에 놀러도 안다니시고 절약하고 용돈 드려도 쓰시지도 않고 지갑에
넣어 놓던 아빠였지만, 그래도 놀러가신 것 같이 마음이 담담해요.
걱정도 안돼요...이상하죠..
아빠 돌아가신지 채 2주도 안되었는데 얼마나 신나게 사는지 아세요?
아빠 생전 드셔보시지도 못하셨을 맛난 것도 여러번 가서 먹었구요,
사람들이 저 힘내라고 비싼 음식이랑 맛있는 음료수도 사주고요,
오늘은 전직장 동기랑 만나서 맛난거 먹고 술도 마실거예요.
그리고, 내일은 같은 과 애들이 저 위로해준다고 강남에서 한일전도
같이 응원하고 맛난 것도 많이 먹기로 했어요.
저 정말 씩씩하고 신나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아빠는 왜 우리 옆에 없어요?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살수 있을 정도로 변한 것은 없는데 갑자기 왜
우리 옆을 떠나요?
유언도 하나 남겨두지 않고.. 아님 '나 간다'라고 말이라도 하시지..
왜 아무말도 않고 고생 고생만 하다가 가셨어요?
평생 고생하셨으면 돌아가실땐 잘 쉬고 잘 드시고, 손자 손녀들도
,많이 안아보고, 좋은데도 놀러다녀 오시고, '난 이만 간다'하고
가셔야 우리도 마음이 편하잖아요.
돌아가실때도 중환자실에서 아파하시다가 돌아가셔서 우리는 너무
마음이 아파요.
아빠가 쓰러지기 전에도 아빠가 죽어가고 계신지도 모르고 농담하고
지켜만 봤던 우리가 얼마나 한심한지 몰라요.
우리 용서해 줄 수 있어요?
정말 전 몰랐어요..아빠가 그렇게 아팠는지..너무 아파서 잠이 안오고
숨쉬기 힘드셨는지 정말 몰랐어요.
왜 참으셨어요..바보같이..
아빠 쓰러지신 다음에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나서야 아빠가 얼마나 아프고
힘드셨을지 알게 된 내가 얼마나 한심했는지 아세요?
제가 아빠 중환자실에 누워 계실때 여기 저기 주무르면서 일어나시면
매일 주물러 드린다고 한거 들으셨어요?
살아만 계신다면 매일 주물러 드렸을텐데.. 우리랑 엄마가 힘들까봐
그냥 가신 거예요?
아빠는 정말 바보같아요.
너무 착하고 순진해서 정말 바보 같아요.
전 착하고 순진하게 살지 않을래요.
아빠 대신으로 영악하게 살아볼께요.
제가 먹는거 다 아빠가 같이 드시는 거구요.. 제가 살아가는 거 아빠가
같이 살아가신다고 생각할래요.
그러니까.. 아빠처럼 착해서 억울하게 의료사고 당하지 않을래요.
아빠처럼 착해서 믿는 사람에게 돈 빌려주고 맘고생하지 않을 거구요,
아빠처럼 순진해서 나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도 않을 거예요.
아빠! 거기서는 아프지 말아요.
좋은 사람 많이 사귀고.. 몸생각 하셔서 술은 좀 줄이시고요.. 담배는
약속하셨듯이 이젠 피지 마세요.
가을에 아파트로 이사가면 드신다고 홍삼 액기스도 안드셨잖아요.
거기서는 맛있는거 있으면 무조건 그때 드시고 좋은 거 있으면 내가
가질께..라고 말씀하세요.
아빠..필요하신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꿈에서라도 구해서 건네 드릴테니까.. 저에게 말씀하세요.
아빠!
우리 엄마를 지켜주세요.
우리 영감..영감..영감없다고 엄마가 우는거 들으셨어요?
이제부터 좀 놀러다닐까 하니 이런 일이 생기고, 아빠 일하시라고 자꾸
밖으로 몰아낸 것 같고, 그 병원 가자고 엄마가 말했다는 죄책감 아닌
죄책감에 울고 계세요.
엄마 많이 위로해주시고, 엄마를 꼭 지켜주세요.
그리고, 엄마는 제가 동생들이랑 잘 모실께요.
지금 아빠 산재처리하는 거 때문에 여기 저기 알아보고 계신 큰아버지도
건강 조심하라고 일러주시고요.. 산재처리 잘 되도록 힘써 주세요.
잘 처리해서 엄마 노후가 편안해지면 일 그만 두시고 놀러다니라고
할텐데.. 지금은 엄마가 일을 안놓으시려나 봐요.
아빠 생각날까봐 일부러 다니시는 거겠지만.. 너무 안스러워요.
아빠.. 조만간 갈거니까 아빠 잘 쉬고 계세요.
일부러 전망도 좋고 깨끗한데로 골랐으니까 여기 저기 다녀보세요.
아빠.. 큰딸이 무뚝뚝해서 이런 말 드린 적 없죠?
그래도 아빠 생전에 직접 말로 드리고 싶었는데.. 죄송해요..
이렇게 글로나마 올리는거 이해해주시고요... 또 뵐께요..
아빠! 정말 정말 사랑해요!
2003년 5월 30일 큰딸 강연이 올림
여기는 아빠가 안계셔도 똑같은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시끄럽게 떠들고 웃고, 밥도 맛난것만 골라서 먹고 다니고,
술도 즐겁게 마시고, 잠도 잘 자고 있어요.
집에 가도 아빠가 약주드시느라 늦으시는 것 같아요.
실감이 안나서 인지.. 아빠가 안계신 집에 가도 아빠가 엄마랑 어디
놀러가신 것 같고 별로 걱정도 안돼요.
생전에 놀러도 안다니시고 절약하고 용돈 드려도 쓰시지도 않고 지갑에
넣어 놓던 아빠였지만, 그래도 놀러가신 것 같이 마음이 담담해요.
걱정도 안돼요...이상하죠..
아빠 돌아가신지 채 2주도 안되었는데 얼마나 신나게 사는지 아세요?
아빠 생전 드셔보시지도 못하셨을 맛난 것도 여러번 가서 먹었구요,
사람들이 저 힘내라고 비싼 음식이랑 맛있는 음료수도 사주고요,
오늘은 전직장 동기랑 만나서 맛난거 먹고 술도 마실거예요.
그리고, 내일은 같은 과 애들이 저 위로해준다고 강남에서 한일전도
같이 응원하고 맛난 것도 많이 먹기로 했어요.
저 정말 씩씩하고 신나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아빠는 왜 우리 옆에 없어요?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살수 있을 정도로 변한 것은 없는데 갑자기 왜
우리 옆을 떠나요?
유언도 하나 남겨두지 않고.. 아님 '나 간다'라고 말이라도 하시지..
왜 아무말도 않고 고생 고생만 하다가 가셨어요?
평생 고생하셨으면 돌아가실땐 잘 쉬고 잘 드시고, 손자 손녀들도
,많이 안아보고, 좋은데도 놀러다녀 오시고, '난 이만 간다'하고
가셔야 우리도 마음이 편하잖아요.
돌아가실때도 중환자실에서 아파하시다가 돌아가셔서 우리는 너무
마음이 아파요.
아빠가 쓰러지기 전에도 아빠가 죽어가고 계신지도 모르고 농담하고
지켜만 봤던 우리가 얼마나 한심한지 몰라요.
우리 용서해 줄 수 있어요?
정말 전 몰랐어요..아빠가 그렇게 아팠는지..너무 아파서 잠이 안오고
숨쉬기 힘드셨는지 정말 몰랐어요.
왜 참으셨어요..바보같이..
아빠 쓰러지신 다음에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나서야 아빠가 얼마나 아프고
힘드셨을지 알게 된 내가 얼마나 한심했는지 아세요?
제가 아빠 중환자실에 누워 계실때 여기 저기 주무르면서 일어나시면
매일 주물러 드린다고 한거 들으셨어요?
살아만 계신다면 매일 주물러 드렸을텐데.. 우리랑 엄마가 힘들까봐
그냥 가신 거예요?
아빠는 정말 바보같아요.
너무 착하고 순진해서 정말 바보 같아요.
전 착하고 순진하게 살지 않을래요.
아빠 대신으로 영악하게 살아볼께요.
제가 먹는거 다 아빠가 같이 드시는 거구요.. 제가 살아가는 거 아빠가
같이 살아가신다고 생각할래요.
그러니까.. 아빠처럼 착해서 억울하게 의료사고 당하지 않을래요.
아빠처럼 착해서 믿는 사람에게 돈 빌려주고 맘고생하지 않을 거구요,
아빠처럼 순진해서 나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도 않을 거예요.
아빠! 거기서는 아프지 말아요.
좋은 사람 많이 사귀고.. 몸생각 하셔서 술은 좀 줄이시고요.. 담배는
약속하셨듯이 이젠 피지 마세요.
가을에 아파트로 이사가면 드신다고 홍삼 액기스도 안드셨잖아요.
거기서는 맛있는거 있으면 무조건 그때 드시고 좋은 거 있으면 내가
가질께..라고 말씀하세요.
아빠..필요하신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꿈에서라도 구해서 건네 드릴테니까.. 저에게 말씀하세요.
아빠!
우리 엄마를 지켜주세요.
우리 영감..영감..영감없다고 엄마가 우는거 들으셨어요?
이제부터 좀 놀러다닐까 하니 이런 일이 생기고, 아빠 일하시라고 자꾸
밖으로 몰아낸 것 같고, 그 병원 가자고 엄마가 말했다는 죄책감 아닌
죄책감에 울고 계세요.
엄마 많이 위로해주시고, 엄마를 꼭 지켜주세요.
그리고, 엄마는 제가 동생들이랑 잘 모실께요.
지금 아빠 산재처리하는 거 때문에 여기 저기 알아보고 계신 큰아버지도
건강 조심하라고 일러주시고요.. 산재처리 잘 되도록 힘써 주세요.
잘 처리해서 엄마 노후가 편안해지면 일 그만 두시고 놀러다니라고
할텐데.. 지금은 엄마가 일을 안놓으시려나 봐요.
아빠 생각날까봐 일부러 다니시는 거겠지만.. 너무 안스러워요.
아빠.. 조만간 갈거니까 아빠 잘 쉬고 계세요.
일부러 전망도 좋고 깨끗한데로 골랐으니까 여기 저기 다녀보세요.
아빠.. 큰딸이 무뚝뚝해서 이런 말 드린 적 없죠?
그래도 아빠 생전에 직접 말로 드리고 싶었는데.. 죄송해요..
이렇게 글로나마 올리는거 이해해주시고요... 또 뵐께요..
아빠! 정말 정말 사랑해요!
2003년 5월 30일 큰딸 강연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