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나라 우체국] 아빠 뒤이어 훌륭한 경찰될게요
- 2004-05-15
받는 사람:
故 사랑하는 우리 엄마
엄마, 지난해까지만 해도 엄마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렸었죠? 하지만 올해
어버이날인 오늘은 달아드릴 수가 없습니다.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엄마가 서울 지하철 혜화역에서 노숙자에게 떠밀려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하늘나라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현직 지하철 수사대 수사반장의 아내 지하철 사고로 숨져'라는 언론의 보도가 나
갔을 때도 저는 엄마가 영영 떠나셨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 실
감이 나요. 아빠와 저 둘이지만 각자 식사를 할 때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
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엄마,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아빠와 함께 엄마를 찾아왔어요. 엄마, 저를 낳아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정성을 다해 키워주셔서
또한 감사해요.
엄마, 보고 싶어요. 매일 보던 얼굴이었는데 이제는 영영 볼 수가 없는 건가요.
엄마, 하늘나라에서 잘 계시죠? 저도 잘 있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
는 아빠의 뒤를 이어 엄마가 바라시던 훌륭한 경찰관이 될 겁니다. 엄마, 하늘나
라에서 꼭 저를 지켜봐 주세요.
보내는 이: 어버이날에 청아공원 안치단 앞에서
아들 윤덕우 올림.(중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