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관 뒷편 모과나무
- 2007-05-29
기독교관 뒷편 잔디밭한가운데 모과나무 한그루가 서있습니다.
모과나무는 제 자라는 테를 내는건지
해마다 이렇게 뱀이 그러듯 허물을 벗습니다.
청아공원에도 오늘 비가 옵니다.
안도현시인님의 모과나무 시랑 어울리네요.
푸른 것품고계신 우리 청아공원의 모과나무님들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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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나무 -안도현-
모과나무는 한사코 서서 비를 맞는다.
빗물이 어깨를 적시고 팔뚝을 적시고 아랫도리까지
번들거리며 흘러도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비를 맞는다. 모과나무
저놈이 도대체 왜 저러나?
갈아입을 팬티도 없는 것이 무얼 믿고 저러나?
나는 처마 밑에서 비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모과나무 그가 가늘디 가는 가지끝으로
푸른 모과 몇개를 움켜쥐고 있는 것을 보았다.
끝까지 바로 그것, 그 푸른 것만 아니었다면
그도 벌써 처마 밑으로 뛰어 들어 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