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아공원 soul keepers
- 2007-03-26
청아공원 soul keepers
‘어, 받들어총 어디갔네?’
며칠전 청아공원 광장에서 서성대다가 유족분들의 대화에 끼어들었습니다.
‘아,네..받들어 총은 없어지고 대신 직원의전으로 바꿨습니다’
유족께서 말씀하신 받들어총은 청아공원 개원초기부터 고인을 안치하실 때 고
인과 유족분들을 맞이했던 청아공원 의장대이야기구요, 작년말부터 청아공원
군대식 의장대는 청아공원 상담부직원들로 구성된 민간의전팀으로 교체했습니
다.
이제 갓 제대한 청년들로 구성된 의장대가 외관상 절도는 있어보이지만 유족들
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고 사회경험도 훨씬 많은, 일선에서 유족들을 대하는 청
아내부 직원들이 맡는 게 유족들과 정서상 교류에 더 맞겠다는 생각이 의전팀
을 교체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고인을 모시게 될 때 제일 처음 맞는 사람들이 중절모를 쓴 청아공원 의전팀입
니다. 청아직원중 남녀 각각 3명, 총 6명이 3개팀을 이뤄서 번갈아 의전을 맡고
있구요, 큰 틀은 같지만 세부동작은 팀마다 조금씩 다른 개성있는 의전을 하고
있습니다.
고인과 유족들에게 깊은 목례로 간단한 의전행사를 마치면 의전팀이 고인과 유
족을 추모관 내부, 고인을 모실 추모실로 안내합니다. 추모관입구에는 청아 상
담부 전직원들이 도열해서 역시 깊은 목례로 고인을 맞이하게 됩니다.
청아공원 직원들은 영혼의 지킴이들이라는 뜻의 soul keeper라는 직업명을 가지
고 있습니다. 청아공원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유족들 마음을 헤
아리는 것이라는 저희들 나름의 직업적 소명의식이 만든 이름입니다.
유족들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 곰곰이 씹어볼수록 어려운 말이지만 유족들 마음
이란 청아에 계신 고인들 정성껏 모셔달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현재
청아공원에 계신 1만 9천 영혼들은 청아공원의 soul keeper들이 잘 모시겠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