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아공원에서 꾸는 꿈
- 2006-12-13
** 청아공원 아침안개 낀 모습입니다.
청아공원에서 꾸는 꿈
장자(莊子)가 하루는 꿈을 꿉니다.
자기가 꿈에서 나비가 되어서 훨훨 날아다닙니다.
꿈에서 깬 장자는 ‘나비가 꿈에서 자기가 된건지
자기가 나비가 된건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호접몽 고사입니다.
제가 일하는 방은 추모관내부에 있습니다.
추모관내부에 있는 사무실은 모두 영혼들 옆 곁방살입니다.
안치실용도의 내부를 임시로 쓰고있는 구조입니다.
기획실 바로 옆방엔 존경하는 고우영선생님께서 계시죠.
청아공원에 앉아 공상을 하다보면(일은 안하니 -.-;)
저도 때때로 장자가 됩니다.
산 영혼들이 죽은 저를 보살피구 계신 것인지,
아님 제가 돌아가신 영혼들을 모시구 있는 것인지...
청아공원은 삶과 죽음이 혼재되어 있는 곳입니다.
삶속에 죽음이 있고 죽음속에 삶이 있습니다.
제 친구들이 저한테 이런 농담한번씩 하곤합니다. 죽어야 산다고.
전 쓸데없는 토를 달죠. 잘~~이라고. 잘 살고 잘 죽어야한다고...
청아공원에서 일해서 좋은 점 두 번째
왕후장상도 피해갈 수없는 화두, 죽음앞에 겸손해질 기회가 많습니다.
잘 사는게 잘 죽는 것이고 언젠가는 맞이할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도
또한 잘 사는 것의 연장이라는 생각역시 청아에서 저 혼자 꾸는 꿈입니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지라는 숙제는 아직 풀지 못했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