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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광장하늘로보내는편지

하늘로보내는편지

추억을 더듬으며
받는이 : 심희숙
작성자 : 이재호 2006-01-13
여보!
오늘따라 당신부르는 소리가
내 스스로 생각해도 참 부드럽다

지금 시간이 밤 열두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네
피곤해도 그냥 잘 순 없는 것이
오늘 대구서 이곳 신도안으로 이사했다

혼자되어 처음 해보는 이사네

당신 아파있는 동안도 몇번 이사는 했지만
움직이진 못해도 항상 곁에는 있었는 데
대구 떠나올 때도
오는 중간에도
재작년 내려갈 때 쉬어갔던 금강휴게소에도
그리고 옛적 우리 같이 살았던 신도안 이곳에도
당신은 곁에 안보이는구나

보통 이사가면 남편들 다들 직장땜에 먼저가고
가족들 짐꾸려 뒤에 오다보니
배웅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여자들이잖아
근데 홀애비(요즘은 세련된 말로 returned single이래) 이사라 그런지
배웅나온 사람이 100% 남자들이네 그려
그래도 정과 의리로 뭉친 놈들만 나왔더구나

당신 좋겠다 그 힘들어하던 이사하지 않아서
우리 이사 참 많이했다 스무번은 족히 넘었을거다
그래도 요즘은 포장이사라 참 많이 편해졌다
그리고 오늘 이사업체 사람들 젊은 사람들이 참 잘하더라
덕분에 편하게 잘했다

때마침 이사짐 집안으로 다들여놓고 나니
엄동설한에 철모른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네
다 당신이 하늘에서 보살펴주는 덕인가보다

늦게 편지쓰는 건 형님 이사왔다고
대전에 아는 후배가 저녁먹자고 해서
같이 저녁먹고 얘기하다 들어오느라 늦었다
술은 안먹었으니 염려하지 말고
요즘 계속 몸이 안좋아
회식가도 일체 술과 커피 등은 입에도 안대거든

비도 오고 하니 커피도 생각날 만도 한데
별로 내키지 않는 걸보니
내 몸도 스스로 안좋은 걸 아는 모양이다
봄비 내릴 때 우리 거실에 앉아 인능산 바라보며
커피 참 맛있게 마시곤 했는데..........

내일은 서울 좀 다녀올려구
가서 충건이 데리고 일요일 오전에 내려올
예정이다
간 김에 토요일 오전이나 점심 무렵 당신 만나러
가도록 할께
당신 본지도 한 두어달 된 것 같네
많이 이뻐졌지

시간이 어느듯 새벽 한시가 가까워지네
그만 쓰고 잘련다
다음편지는 서울 갔다 와서 쓸께
그동안 잘 지내구
이 밤도 당신 편안하게 잘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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