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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편지

[ 詩 9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받는이 : 이원점 엄마
작성자 : 막내딸 명옥이 2006-01-12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 채 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고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엄마,
오늘 아니지 날자가 바뀌었으니 어제네...
어제 엄마한테 다녀왔는데,
엄마 나 봤지...?
내가 가서 기뻤지...??

금요일에 간다고 했는데,
그날은 눈비 온다고 해서
그냥 오늘 휘~익 다녀왔어요.
오후에 출발해서 그런지 엄마한테 다녀오는 자유로의 석양이 왜 그렇게 처연한지......

그런데 엄마,
갑자기 가는 바람에
엄마 좋아하시는 생선전을 집에서 못만들고 사갖고 갔어요.. 다음에는 맛있게 만들어갈게....
그리고 야쿠르트도 엄마 앞에 놓아드렸는데,
맛있게 드셨어요?
"아이구, 오늘이 내 생일이네~~" 하시는 말씀이 들리는 듯 했어요.
이럴거 생전에 한번이라도 더 가뵐걸........ ㅠ.ㅠ

엄마,
엄마 방에 가서 한참을 앉아있다 오고 싶었는데,
어떤 분을 모시는 날인지 조문객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얼른 자리를 비워드렸어요.
요새는 장례차만 봐도 눈시울이 붉어져요.
그들의 아픔이 내 아픔처럼 여겨져서 그런가봐요...
주차장 차 안에 앉아있다가 그래도 아쉬워서 출발하기 전에 다시 한번 엄마한테 가서 엄마얼굴 보고......

다시는 볼 수 없고,
다시는 들을 수 없음이
바로 죽음이더군요.
내가 엄마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엄마~~ 엄마~~"하고 불러도,
엄마는 아무 대답도 없고......

어렸을 때, 내가 울면 엄마는
"엄마가 죽었니, 울긴 왜 울어~??" 하셨는데,
이제는 엄마가 진짜로 죽었으니까 마음껏 울어도 되겠네..?
그래도 엄마,
내가 울면, 엄마가 야단을 쳐서라도 달래주세요~!!
그냥 그렇게 아무말 없이 계시지 말고.....

엄마,
엄마 전화 목소리라도 듣고 싶고,
엄마 따뜻한 온기가 있는 손이라도 잡고 싶네.......

엄마, 엄마도 나만큼 보고싶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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